Pathfinder(패스파인더)란 길잡이, 개척자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Mars Pathfinder란 화성 탐사용 우주선을 말한다. 이는 본체인 패스파인더와 부속 이동식 탐사 로버(Rover)인 '소저너'(Sojourner; 여성 인권운동가 '소저너 트루스'에서 따옴)로 구성되어 있다. 이 우주선은 1996년 12월 4일 발사되어 1997년 7월 4일에 화성의 아레스 협곡에 도착했다. 이 프로젝트는 1996년 타계한 천문학자 칼 세이건을 기리기 위한 의미도 내포되어 있었다.  



마스 패스파인더의 화성 착륙과정은 참으로 명품이었다. 패스파인더가 화성 대기권에 진입하면서 감속하고 뒤이어 낙하산을 펴서 2차로 감속했는데 여기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마지막으로 감속하여 아니 감충이라고 해야하나 착륙하는 방법이 기발하다. 여러개의 공 뭉치 같은 에어백을 펴서 그것을 화성 지면과 충돌시켜서 정지할 때까지 통통 튕기며 충격을 완화시키는 작륙법이었다. 20년 전의 바이킹 탐사선에서 사용한 역분사엔진에 비하면 참으로 위험천만인 원시적 착륙법이라 아니할 수 없다. 만일 화성 표면의 뽀족한 바위 위에라도 에어백이 접지한다면 우주선은 풍지박산 될 수도 있는 모험이었다. 


패스파인더가 화성 착륙하는 모습


그런데 속내를 들여다 보니 NASA가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안될 사연이 있었다.  냉전 종식 후 시행된 '마스 옵저버 프로젝트(Mars Observer Project)'는 화성의 지리와 기후를 연구하기 위하여 발사되었으나 화성 궤도에 진입하기 3일 전, 1993.8.21일에 지구와의 교신이 두절되어 실종되고 만다.  이 프로젝트가 9억 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예산을 말아먹고 실패로 끝나자 NASA는 거센 비난여론과 예산감축의 압력에 시달리다가 내놓은 궁여지책의 작품이 저예산 프로젝트로 기획된 마스 패스파인더 프로젝트다. 아이러니 하게도 이런 에어백 통통이 착륙법이 먹혀들어 패스파이더와 탐사로버 소저너는 화성 표면에 안착하게 된다. 마침 착륙한 날이 미국 독립기념일과 겹쳐 미국은 물론 온 세계가 축제 무드로 화했다.


더우기 앙징스런 탐사로버 소저너의 화상표면에서의 활약은 전세계 사람들에게 생중계 되다시피 했다. 주 임무는 화성의 토양과 암석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외모가 친숙한 장난감 자동차 같아 전 지구인의 사람을 받았다. 무게는 10.5kg으로 7 화성일 동안 임무를 수행했다. 소저너의 뒤를 잇는 탐사 로버(Rover)로는 쌍둥이 탐사로버인 스피릿(Spirit)과 오포튜니티(Opportunity)가 있다.  이들도 패스파인더의 착륙법과 같은 에어백 통통이로 착륙했는데 기본 사양은 높이 1.5m,  길이 2.3m, 무게 185km로 기본적 임무는 화성 풍경 촬영이나 암석과 토양의 샘플 체취 등이다. 이들은 산화철을 발견하고 물이 존재한다는 가설을 입증했다. 뒤이어 물이 흐른 흔적을 찾아내는 등으로 화성에 물과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이들의 활약에 힘입어 나온 영화가 2015년의 "마션(The Martian)"와 내셔널지오그라픽에서 제작한 6부작 SF드라마 "인류의 새로운 시작, Mars"다. 둘 다 화성을 무대로 펼쳐지는 인간의 새로운 미래향 건설지로서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영화로 의미가 깊다. 영화 마션은 철저한 과학적 고증을 거쳐서 제작된 영화로 단순한 SF영화와는 차별화 된다. 엔디 위어가 쓴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 한 것인데 '화성에서 살아남기' 쯤 되는 화성 분투기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의 6부작 드라마 역시 인류의 미래에 대한 깊은 성찰을 유도하게끔 2016년인 현재와 가상 추적한 2033년 미래의 인류가 처할 현실을 설득력 있게 대비시킨다. 


화성탐사프로젝트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엑스를 통해서 화성이주프로젝트로 격상되어 이제는 한층 실현 가능한 단계로 진입한 양상이다. 이렇게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시대에 영화 마션에서 화성에 홀로 남겨진 주인공 마크 와트니가 화성에서 감자 농사에 성공하면서 한 말을 되새겨 본다. 


"어디서든 농작물을 재배하면 공식적으로 그곳을 지배하게 되는 것이야. 그러니까 엄밀히 말해 난 화성을 점령했다. 보고있나, 닐 암스트롱!?" 

보이저(voyager)란 말은 모험적 항해자란 뜻이다. 고대 그리이스 트로이 전쟁의 영웅 오딧세이가 트로이를 멸망시킨 후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기까지의 험난한 항해의 여정이 바로 연상된다. 그만큼 보이저 프로젝트는 인류 역사상 가장 모험적이며 방대한 우주 탐사계획이다. 소위 그랜드 투어 계획의 일환으로 보이저 프로젝트는 목성 바깥쪽의 외행성 탐사 목적으로 미항공우주국(NASA)에서 1977년 8, 9월에 각각 보이저 2호를 필두로 보름 뒤에 보이저 1호를 쏘아 올림으로써 장장 40년에 이러는 우주탐사 대항해 시대가 막을 올렸다. 


보이저호


지금까지의 우주탐사란 것이 화성, 금성 등 내행성 위주 였다면 이 보이저 프로젝트는 목성 바깥의 토성, 천왕성, 해왕성 등의 외행성들을 탐사하고 나아가서는 태양계를 벗어난 우주로 나가 지구로 돌아오지 않는 여행을 감행하기에 더욱 감동적이다. 특히 1976~1980년 시기는 175년만에 한번 찾아온다는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명왕성 등의 외행성들이 일렬로 도열되는 시기로 외행성 탐사의 절호의 기회가 된다. 보이저 프로젝트로 본격적인 탐사가 시행되기 전에 1972, 1973년에 걸쳐 파이어니어 10, 11호가 각각 발사되어 목성의 중력을 이용한 스윙바이 비행방식을 시험하여 비행속도를 높이고 방향을 바꾸는데 성공한다.




인류가 우주탐사를 위해 우주선을 쏘아올린지도 60년에 가깝다. 역사상 첫 우주탐사선은 1960년 발사된 구소련의 마르스호다. 그런데 이는 안타깝게도 실패하고 만다. 그러나 2년 후 발사된 미국의 마리나2호는 금성에서의 임무수행에 성공한다. 뒤이어 1977년 미국의 탐사선 패스파인더호가 화성 표면에서 물이 흐른 흔적을 발견하여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뒤이어 쌍둥이 로봇 스피릿(Spirit)과 오퍼튜니티(Opportunity)가 투입되어 물과 생명체의 흔적을 찾아 화성 표면 곳곳을 탐험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지구로 전송되기도 했다. 


금성, 화성 등의 내행성 탐사를 가능케 한 사람은 독일의 과학자 월터 호먼이다. 그는 가급적 적은 에너지로 먼 우주항해를 하기 위해서는 지구의 공전궤도와 탐사하고자 하는 행성의 공전궤도를 타원으로 연결하는 새로운 비행항로를 제안했는데 이것이 소위 호먼궤도이다.  호먼궤도를 따라 금성과 화성 탐사는 했지만 목성 이후의 행성들은 탐사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이는 지구로부터의 거리가 너무 먼 탓에 우주탐사선 자체 추진력의 한계로 인하여 호먼궤도만 가지고는 역부족이었다. 

차례로 행성들을 스윙바이로 통과하며 가속되는 보이저2호

 

그런데 이를 해결하는 획기적 아이디어가 1961년 캘리포니아 공대 제트추진연구소의 한 공학도 마이클 미노비치로부터 나왔다. 그는 우주선이 행성에 접근하여 그 인력을 이용하여 가속되어 비행하다가 행성의 공전력을 추가로 얻어 행성에 스치듯 비켜가며 가공할 추진력을 얻을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소위 스윙바이(Swingby) 비행법이라 불리는데 우주선의 제한된 추진에너지로 태양계를 벗어나는 장거리 우주항해의 시대를 열게하는 단초가 되었다. 스윙바이란 것이 좀 이해하기 어려운데 쉽게 이야기 하면 시속 70키로로 달려오는 자동차를 향해 시속 30키로로 고무공을 던진다면 그 공은 시속 100키로의 속도로 튕겨져 나온다는 원리이다. 물론 우주선이 너무 행성에 가깝게 접근하면 행성의 공전에너지를 받아 가속되기도 전에 행성의 인력에 흡입되어 행성과 충돌하게 된다. 그러니 아주 정확한 궤도설계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여튼 파이어니어호의 스윙바이 성공에 고무된 NASA는 1977년 보이저 2호, 1호를 차례로 발사함으로써 보이저 프로젝트를 감행한다. 고장 나는 바람에 보이저 2호 보다 15일 늦게 발사된 보이저 1호는 오히려 지름길을 택하여 보이저2호 보다 목성에 먼저 도달한다. 보이저1호는 목성의 새로운 위성 이오를 발견하고 이곳에서 화산이 폭발하는 장면을 지구로 전송하는 등 화려한 활약을 개시한다. 이후 태양계의 끝자락인 천왕성, 해왕성을 넘어선 우주공간으로 계속 항해 중이다. 태양계와 바깥 우주의 경계지역은 헬리오시스(Heliosheath)라고 하는데 태양계의 칼집으로 불린다. 이는 우주로부터 날아오는 아주 센 에너지의 입자들로부터 태양계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보이저1호는 현재 태양계를 벗어난 우주공간을 40년째 항해 중인데 지구로부터 208억 6천만 km나 떨어져 있다. 이는 빛의 속도로 달려도 19시간이나 걸리는 먼 거리다. 이 우주선은 지금도 시속 62,000km의 속도로 지구로부터 멀어지고 있다. 추진력은 플로토늄 원자력 전지를 사용하는데 2020년까지는 외계 우주 탐사가 가능할 것이라 한다.


우주에도 길이 우주선이 다니는 길이 존재한다. 이른바 '우주고속도로'로 불리기도 한다. 우리는 우주 공간이 그냥 무중력 상태로 텅 비어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천체의 각 행성 간에 작용하는 인력으로 인하여 복잡한 힘의 흐름을 연출하고 있다. 그런 힘들이 상호 균형을 이루는 지점에는 무중력 지대가 형성된다. 이 무중력 터널을 따라서 우주선이 항해하면 별 저항없이 최소한의 연료로 가장 멀리까지 우주를 항해할 수 있게 된다. 이런 무중력 터널에 우주정거장을 건설하면 항상 그 위치를 고수하며 우주선들의 보급기지 역할을 할 수 있다. 앞으로 이런 우주 정거장들이 우주고속도로를 따라 많이 건설되면 우주정거장에서 연료를 공급받은 우주선들이 더 멀리 우주를 여행할 수 있는 시대가 올 수도 있겠다.


우주 방랑자 보이저호들에 탑재된 물건들 중에 혹시 만날지도 모르는 외계인에게 지구를 알리는 타임캡슐이 들어있어 흥미롭다. 지구 모습을 담은 비디오, 남녀의 모습과 지구 위치를 새긴 동판, 그림과 편지, 55개국의 인사말,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와 만리장성 등의 사진들, 고래 울음소리, 심당 박동 소리, 아기 울음소리, 천둥소리 등의 음향, 인간의 뇌파.... 먼 훗날 외계의 생명체가 이 자료를 보고 우리 지구를 찾아올지도 모를 일이다.


참고 영화; 인터스텔라(interstella)






 

우주에서 본 지구의 모습은 어떠할까?




Pale Blue Dot, "창백한 푸른 점"으로 지구를 표현했는데 지구에서 61억km 떨어진 명왕성 가까운 곳에서 보이저1호가 촬영한 지구의 모습이라고 한다. 일직선으로 뻗은 붉은 태양 반사광 속에 표시된 푸른 동그라미 속의 희미한 먼지같은 점 하나가 지구란다. 위 사진은 1990년 2월 14일 보이저1호가 촬영한 것으로 사진에 보이는 지구를 관통하는 붉은 빛줄기는 실제 태양빛이 아니라 보이저1호의 카메라에 태양빛이 반사되어 생긴 우연한 효과라고 한다.


천문학자인 저자 칼 세이건은 상기 사진을 보고 감동을 받아 같은 제목의 책 "Pale Blue Dot"(창백한 푸른 지구)를 저술했다. 보이저 플랜의 영상팀을 맡기도 했던 칼 세이먼은 "지구는 광활한 우주에 떠있는 보잘것없는 존재임을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고 책의 저술 동기를 밝혔다. 그는 이 책에서 상기 사진에 대한 소감을 말하는데 참으로 감동적이다.


"그렇게 멀리 떨어져서 본 지구의 모습은 특별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 인류에겐 그렇지 않다. 그 점이 우리가 살고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 점은 우리의 집이자 바로 우리 자신이기도 하다. 우리가 사랑하는, 우리가 알고있는 그리고 세상에 존재했던 모든 사람들이 바로 저 작은 "창백한 푸른 점"에서 일생을 보내왔다. 인류의 모든 희로애락이, 삶의 고통과 기쁨이 저 보잘것없는 푸른 점 위에서 다 이루어져 왔다. 인류의 역사를 통틀어 내로라하는 수 천의 종교와 이념들, 사냥과 채집으로 연명한 원시인들, 문명을 일으킨 모든 영웅들과 파괴한 악한들, 왕과 거지, 우리의 아버지와 어머니 또 그 위에 조상들, 사랑에 빠진 남녀들, 꿈 많은 청춘들, 별처럼 빛나던 스타나 위대한 영도자들과 부패한 정치인들, 죄인이니 성인들이 모두 이 태양빛에 걸려있는 먼지같은 작은 점 위에서 울고 웃으며 살아왔다."


광막한 우주라는 공간에서 이 "창백한 푸른 점"은 얼마나 작고 보잘것없는 존재인가. 그런데 인류 역사를 보면 얼마나 많은 영웅호걸들이 황제와 장군의이름으로 이 땅을 피로 물들여 왔는가. 저 작은 점에서 분간도 되지않는 더 작은 한 구역을, 그것도 아주 잠깐 동안 차지하기 위해 그토록 많은 피를 흘려야 했던가. 이 작은 점에서 서로 물어뜯고 죽이며 저질러온 셀 수 없는 만행의 역사를 돌아본다. 우리와 다른 사람에 대한 오해와 증오가 얼마나 강했으면 지금도 그 증오는 복수란 이름으로 곳곳에서 이 작은 지구를 피로 물들이고 있다. 자기만이 옳고 스스로가 최고라는 믿음, 제 잘난 척하며 자기가 우주의 중심이라 생각하는 자만은 이 "창백한 푸른 점"의지구 사진 앞에 서면 얼마나 터무니 없는 생각인가. 한 때 호주 서부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퍼스인지 프리맨탈인지 기억이 아련한데 거기서 파는 셔츠에 "Western Australia is the Center of the world."란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 또한 얼마나 자기중심적인 생각인가. 우리가 사는 지구는 거대한 우주의 암흑 속에 떠있는 외로운 하나의 점일 따름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생명을 간직한 유일한 장소가 지구이다. 아무리 일론 머스크가 스페이스엑스를 통해 화성이주 플랜을 내놓고 있어도 가까운 미래에 지구 외에 사람이 살 공간은 쉬이 나올 것 같지 않다. 그러니 우리는 어째든 이 지구에서 버텨야 한다. 무릇 천문학 공부를 하면 사람이 된다고 한다. 무슨 말인고 하니 광대한 우주를 탐색하다 보면 겸손이 저절로 몸에 배여 성숙한 인간이 된다는 말이다. 인류가 자신이 우주의 중심이고 만물의 영장이란 말이 얼마나 황당무계한 말인지 보이저호가 찍은 이 한 장의 사진이면 충분히 알 것이다. 이렇게멀리서 우리를 비춰주는 사진만큼 우리를 머리 숙이게 하고 영글게 하는 것도 없다. 우주 속에 아무 것도 아닌 존재인 푸른 점이 우리들 최후의 보류라고 느낄 때, 우리는 이 가련한 "창백한 푸른 점"을 더욱 사랑하고 아끼며 보존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인류가 서로 사랑하고 배려하며 사는 것이 결국에 이 "창백한 푸른 점"을 영구이 보존될 수 있다는 것은 더욱 자명해진다.


이 한 장의 사진이 이토록 우리의 심금을 울리는 것은 우리에게 깊은 성찰을 불러오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고 있던 그렇게 유구한 인류 역사와 면면이 이어져 온 인류의 삶이 한갖 태양 빛 속에 부유하는 티끌 위에서 이루어져 왔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이 작은 점 위에서 우리가 느끼는 욕망, 분노, 미움이 얼마나 덧없는 것인줄 깨우친다. 이 한 장의 "창백한 푸른 점" 사진은 가장 시적이며 철학적인 우주 사진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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