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가장 신비한 존재를 들라면 단연 블랙홀일 것이다. 블랙홀의 근원은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으로부터 시작된다. 1915년 아인슈타인은 시간과 공간을 통합하여 시공간이란 이론을 제시했다. 이 이론에서 시공간은 물질과 에너지의 작용으로 휘어지고 뒤틀려 있다. 평상시에는 우리 주변의 시공간은 평평한 것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이 이론이 함축하는 바는 아인슈타인이 생각했던 것을 훨씬 넘어선다. 말하자면 이 이론은 어떤 별이 자신의 중력을 견디지 못해 한없이 붕괴되어 우주에서 사라질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이런 가능성은 아이슈타인조차 믿지 않았다. 허나 후대 과학자들은 이런 점이 그의 이론의 불가피한 결과임을 입증해 보였다. 

그렇게 밝혀낸 블랙홀의 고유한 성질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여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자. 사실 블랙홀을 탐구하는 데는 어떤 실험적 결과도 없다. 블랙홀에 대한 어떤 관찰을 통해서 나온 이론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처럼 위대한 과학적 탐구가 인간 사고에만 의존하여 나왔다니 아인슈타인 이론의 오묘한 경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블랙홀에 대해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 가령 우리는 블랙홀이 주위의 커다란 별뿐 아니라 빛까지 닥치는 대로 빨아들인다는 사실은 알지만 그 후 그들이 어찌 되는가는 전혀 모른다. 블랙홀에 흡입된 수많은 물체와 정보들은 우리 우주 어딘가에서 다시 나타나는가 아니면 다른 우주에서 나타나는가? 우리는 시간과 공간을 뒤틀어서 시간을 타고 오르내릴 수 있는가?  이런 질문들이 중요한 것은 우주를 이해하기 위해 우리가 풀어야할 필수 과제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못 풀면 미래에서 우리의 후대가 시간을 타고 올라와 우리에게 답을 줄런지도 모를 일이다.

블랙홀의 비밀을 캐는 연구의 최선봉에 선 인물로 '킵손(Kip Thorne)'을 꼽는데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중력파를 검출한 2016년에 영화 <인터스텔라>를 천만 명의 관객이 관람했다. '킵손'은 인터스텔라의 기본 개념을 처음으로 제안하고 영화가 실제 촬영되는 동안 과학적인 면을 감독한 사람이다. 중력파 검출을 위한 실험 장비를 설치하자고 주창한 사람이기도 하다. 1940년 킵손은 미국 유타주에서 출생하여 캘리포니아 공대를 졸업하고 그 후 같은 대학의 교수가 되었다. 그는 천체물리학 중에서도 상대론적 편향과 블랙홀 및 중력파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우주에서 가장 신비스러운 대상으로 여겨지는 블랙홀을 이해하기 위한 그의 노력과 성과는 가히 독보적이다.

인터 스텔라의 모티브가 되었든 웜홀과 타임머신 그리고 중력파는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그 모태다. 그러므로 우선 이 이론이 발전해 온 과학의 역사를 알아 보자. 일반상대성이론은 1915년 시공과 빛이 중력장에서 휘어진다는 것을 혁명적 이론으로 세상에 나왔다. 1920 년대에는 허블이 우주는 팽창한다는 사실을 알려주면서 우주의 시공간 자체를 다루는 것이 과학자들의 화두가 되었다. 1930년대에는 백색왜성, 중성자별이나 초신성 등의 별들을 탐구하는 도구로써 일반상대성이론은 더욱 활발하게 연구된다. 

그러나 1940~1960년대에 이르러 일반상대성이론 연구는 침체된다. 제2차세계대전 발발로 연구 방향이 무기개발을 위한 원자와 핵물리학에 집중되었으며, 천문학과 천체물리학의 관측 자료들은 일반상대성이론을 검정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하지만 원자물리학은 가속기의 발달로 새로운 현상을 발견하며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1960년대에 접어들어 일반상대성이론은 다시 성숙된다. 우주에서 날아온 전파가 우연히 발견되자 전파 천문학이라는 새로운 분야가 시작되었고, 새로운 관측 데이터와 케이스가 속속 발견되었다. 일반상대성이론의 황금시대가 열릴 배경이 무르익었다.  

킵손은 일반상대성이론의 황금시대가 개막하기 직전인 1962년 9월에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프린스턴 대학교의 '존 휠러' 교수를 스승으로 모시고 일반상대성이론을 연구하기시작했다. 이 연구를 필두로 거침없이 블랙홀 연구를 시작했다. 이때의 블랙홀 연구야말로 일반상대성이론의 황금시대에 가장 중요한 연구가 되었다. 이렇게 보면 킵손이야말로 블랙홀 연구를 위한 가장 정확한 타이밍을 타고난 사람이다. 때를 잘 타야 영웅이 되는 법, 성공한 과학자의 가장 중요한 조건도 역시 시대를 잘 맞춰 태어나는 것일 것이다. 사실 블랙홀은 일반상대성이론의 태동과 함께 태어났으나 그 배후에서 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던 개념이었다. 이론물리학자들은 언제나 이것을 막연히 외면하거나 심지어 적극적으로 배척하곤 했다. 

하지만 다양한 시도 끝에 결국 블랙홀을 받아들이고 블랙홀이 강력한 연구 과제가 된다. 황금시대를 거치면서 블랙홀의 특이하고 다양한 성질들이 밝혀졌다. 블랙홀의 무모성, 안정성, 회전하는 블랙홀, 맥동하는 블랙홀, 그리고 블랙홀의 가장 기이한 성질인 극한의 흡인력과 블랙홀의 복사 등, 킵손은 이러한 블랙홀에 대한 연구로 천문학과 천체물리학을 발전시키는데 크게 공헌했다. 이에 따라 이제 블랙홀을 실제로 존재하는 대상으로 받아들이는 일이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전파 엑스선 천문학은 우주를 보는 새로운 눈을 열어주어 은하에서 나오는 강력한 전파와 같은 블랙홀을 의미하는 여러 종류의 관측 결과가 쌓이기 시작했다. 나아가서 한 쌍의 블랙홀이 관측이 가능할 정도의 중력파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블랙홀의 양자역학적 성질을 이해하여 이를 일반상대성원리에 연결하여 탐구하는 연구가 진전되었다. 그리고 웜홀과 같은 특이한 대상과 타임머신의 가능성도 물리학자들의 연구 대상의 범위에 들어왔다.

한번 상상해 보자. 은하의 중심에는 아마도 태양의 중력보다 백만 배나 중력이 큰 블랙홀이 있을 것이다. 블랙홀 충돌을 알리는 신호가 중력파에 실려 지구에 도착하면 이들 중력파를 검출하고 해독하여 블랙홀의 비밀을 밝힌다. 블랙홀은 증발, 복사로 뜨거운 입자들의 대기로 덮여서 수축하다가 폭발한다. 다른 우주로 가는 무한 중력을 가진 시간과 공간을 잇는 양자역학의 발전으로 타임머신이 만들어 진다면 이를 순간 이동과 시간 여행을 위해 이용할 수 있는 시대가 올까?






중성자별은 무엇이며 어떻게 만들어질까?

초신성 폭발 후에 남은 잔해들의 핵이 중력붕괴로 인해 내부의 핵과 전자가 합쳐져 중성자로 변하여 생성되는 별을 중성자별이라고 한다. 그럼 중성자별과 블랙홀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둘 다 초신성 폭발과 관련이 있는데 태양같은 작은 크기의 별이 최후를 맞을 때는 백색왜성이 되지만 적어도 질량이 태양보다 2배 이상 큰 거성들은 초신성 폭발을 일으키면 중성자별이나 블랙홀로 변한다. 근데 이 둘은 한 끝 차이로 운명이 달라진다. 죽어가면서 수축, 압축되는 초신성의 반경이 슈바르츠실트 반경을 넘느냐 아니냐의 여부에 따라 운명이 갈라진다. 

슈바르츠실트 반경은 사건의 지평선의 반경과 같은데 이는 어떤 물체가 최대한 압축될 수 있는 한계, 마지노선을 말한다. 그 한계선 보다 아주 먼 곳에서 수축이 끝나면 백색왜성이 되고, 그 선에 바싹 근접한 상태에서 수축이 끝나면 중성자 별이 되고, 한계선을 넘어 끝없이 수축하면 특이점에 도달하여 블랙홀이 된다. 그러니까 초신성 폭발을 일으키는 거성의 크기에 따라 큰 순으로 백색왜성, 중성자별, 블랙홀이 된다는 얘기다. 지구의 사건의 지평선은 십원짜리 동전 크기만하다 하니 신성폭발할 때 거성이 어느정도 수축되는지 아찔하다. 지구가 십원짜리 동전보다 작게 수축해야 블랙홀이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중성자별의 내핵은 우주에서 가장 큰 원자핵이라고 한다. 보통의 원자핵은 전자 현미경으로도 관측이 어려울 정도로 작은데 반해 중성자별은 내핵이 전부 중성자만으로 형성된 엄청난 크기의 원자핵이다. 무게로 보면 일반적인 중성자별의 직경이 16km 정도인데 직경 16km인 구에 태양 두 개 정도의 무게가 들어있다. 실감이 안오면 각설탕 정도의 부피에 15톤 덤프가 600만대나 들어있는 모습이라고 상상해 보자. 가히 밀도가 천문학적이다. 중성자별은 밀도가 높아질수록 자기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점점 작아져서 어느 수준(특이점) 이상이 되면 가장 작은 기본입자로 붕괴되어 블랙홀이 되어 버린다. 그래서 중성자별은 그 크기가 한정된 범위 내에서만 존재한다.

블랙홀은 빛조차 삼켜버리지만 중성자별은 아직 빛은 나올 수 있다. 중성자별의 직경이 십 수km에 불과하기에 중성자별의 방사선은 회전축인 자기장축 방향으로 창살같이 모여서 날아간다. 방사선이 중성자별의 자전으로 빙글빙글 돌면서 뿜어지기에 가는 원뿔 현태로 방사된다. 이 방사선의 연장선상에 지구가 있을 때 지구 관측자는 방사선의 강약에 따른 별의 깜빡거림으로 중성자별을 관측할 수 있다. 실제로 중성자별이 처음 발견되었을 당시 별의 깜빡거림을 외계인의 신호로 알고 한바탕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것이 펄사다. 중성자별의 규칙적인 깜빡임 현상을 말한다. 

펄사는 수천년 동안은 거의 일정한 속도로 깜빡거릴 것이다. 이런 펄사의 성질을 이용하여 우주의 등대로 삼기로 했다니 참신한 발상이다. 우주선 파이어니어호에 실린 동판에 지구 근처의 펄사 14개의 방위, 거리, 펄사주기 등과 은하계 중심까지의 지구 좌표 등을 그림으로 새겨 혹 만날지 모를 외계 지성체가 지구의 위치를 찾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라 한다.

중성자별의 위력은 블랙홀보다는 덜하지만 만만치 않다. 중력이 지구의 천 억배가 넘는 중성자별은 막강한 방사선과 X선이 난무한다. '검은과부거미 펄사'란 특이한 이름의 중성자별은 쌍성을 이루고 있으며 자기의 짝을 막강한 중력으로 끌어당겨서 잡아 먹는다. 마치 짝짓기를 끝낸 암거미가 수놈을 잡아먹듯이. 별들의 세계도 무시무시 하다.

중성자별의 최후는 어떠할까? 중성자별이 너무 수축하여 특이점에 이르면 블랙홀이 되는 것은 이미 설명했다. 자신이 블랙홀이 되는 경우 외에도 주변의 블랙홀에 빨려들어 사라질 수도 있다. 그러고보니 우주도 약육강식의 세계다. 마지막으로 중성자별 두 개가 가까워질 경우 서로의 중력에 끌려 점점 빠르게 공전하며 거리를 좁히다가 빛의 속도로 충돌하여 금과 무거운 원소들을 다량으로 생성하고는 블랙홀로 산화한다. 이 금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우주는 알면 알수록 신비하기만 하다.

2015년 9월 어느날 독일의 물리학자인 마르코 드라고는 지구에서 13억 광년 떨어진 우주 어딘가에서 발생한 미세한 흔들림을 포착했다. 13억 광년이라면 이 빛(파)가 우주에서 출발한 때는 지구에 막 대기 중 산소가 형성되던 시기인 선캄브리아기였다. 당시 지구는 원시생명체가 막 태동할 무렵의 까마득한 옛날의 우주 빛을 포착한 셈이다. 

‘GE150974’(LIGO, 라이고)라 이름 지어진 이 미세한 떨림은 미국의 레이저 중력파 관측소로 즉각 전해졌다. 이는 이미 100년 전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 나와있는 중력파다. 이 사건으로 인하여 천문학계 및 물리학계는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으며 노벨 위원회조차 이를 주목했다. 결국 2017년 노벨물리학상을 중력파 검출에 공을 세운 라이고 연구진에게 돌아갔다.  100년 전 아인슈타인이 예언한 중력파의 존재를 처음으로 발견한 것이 수상 이유가 되었다. 

그럼 도대체 중력파가 무엇이길래 이렇게 온 학계가 들썩이고 연구자가 노벨상까지 받는 것일까?

중력파는 100년에 걸친 도전 역사를 가지고 있다. 중력파는 시공간이 뒤틀리면서 발생한 파동이다. 중력파는 중력이 변동을 일으칼 때 주위 시공간을 휘게 만들며 광속으로 퍼진다.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질량을 가진 물체가 가속될 때 시공간이 변형되면서중력파가 방출된다고 한다. 다만 중력파가 너무 미세하기에 이를 포착하기가 너무 어렵다.  항상 그렇듯이 과학계는 이론적으로 완벽하더라도 실제로 증명되지 않으면 학설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중력파를 포착하는 것은 역사상 물리학자들이 도전 과제였다. 100년에 걸친 끊임없는 도전의 역사를 마무리 지은 것이 1987년에 시작된 프로젝트 라이고(LIGO)다. 이것은 30 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20개국에서 천여 명의 연구자들이 참여한 거대한 국제 프로젝트이다.  

결국 연구진은 레이즈간섭계 두 개를 사용해서 13억 년 전 두 블랙홀이 충돌하여 발생한 중력가 지구를 스칠 때 나타나는 변화를 관측하는데 성공했다. 원자핵의 수천 분에 일 정도도 않되는 지극히 미세한 떨림이었다. 데이터는 완벽했지만 관측한 데이터에 대한 검증에만 5개월이나 걸려 2016년 2월 마침내 논문이 발표되었다.  중력파 검출기 현재까지 네 번의 우주 진동을 포착했다. 인도와 일본에서도 새로운 중력파 관측 시설 건설에 착수했다.

중력파는 천문학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한다  

중력파의 발견이 이토록 중요한 이유는 천문학에 중력파 천문학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여태껏 천문학은 전자기파 와 빛에 의지해 왔다.  중력파는 모든 물체를 잘 투과할 뿐만 아니라 처럼 다른 물질에 닿아 반사나 굴절되거나,  전자기파 처럼 다른 물질과 상호 작용도 하지 않는다.  블랙홀의 충돌이나 작용으로 인하여 생기는 중력파를 측정한다면 지금까지 이론상 상상만으로 추측했던 블랙홀의 내부상태를 알아 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중력파의 발견은 베일에 쌓인 우주의 신비를 풀어내는 데 있어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 줄 것이다. 가장 기대가 되는 것은 우주 빅뱅시 발생한 중력파 포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포착만 되면 우주의 탄생 비밀을 푸는 단서가 될 수도 있겠다. 이미 포착된 중력파로 블랙홀 쌍성계를 발견하여 두 개의 블랙홀 별들이 서로의 인력에 끌려 춤을 추다가 하나의 블랙홀로 합쳐지는 역동적인 과정을 시뮬레이션해 낼수 있는 경지까지 왔다. 중력파 천문학이 선사할 앞으로의 우주 세계가 기대된다.  

또 혹 아는가. 우리에게 중력파 스마트폰이 주어질런지.  물질과의 충돌시 상호 간섭이 거의 없고 투과성이 좋은 중력파를 통신분야에 용용한다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통신수단이 미래에 탄생할 가능성도 있다.


빛, 공간, 시간, 그리고 중력에 따라 우리가 우주를 인지하는 방식이 어떻게 달라질까?

이는 참으로 흥미로운 질문이다. 우리가 당연시 여기는 이런 자연의 존재들이 우주공간에서 서로 만나 인간은 전혀 상상하지 못한 세계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1802년 코스모스를 깊이 들여다 본 천문학자 윌리엄 허셜은 빛이 시간으로 마술을 부리는 것을 알아냈다. 모든 별은 태양과 같은 항성이며 지금은 사라지고 없을지도 모를 유령임을 알아냈다. 빛이 1초에 30만 km를 달린다.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가 대략 그쯤 되니 지구와 달까지의 거리는 1광초가 된다. 지구에서 태양까지는 8광분, 빛의 속도로 8분 걸리는 거리다. 그러니 지금 우리가 보는 해는 8분 전의 태양이 되는 셈이다.  지구에서 가장 먼 혹성 해왕성은 4광시 쯤 떨어져 있다. 끝으로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별도 그 빛이 지구에 도달하기까지 4년이나 걸린다 하니 무려 10조km나 떨어진 먼 거리다. 이는 시속 56,000km의 속도를 자랑하는 우주탐사선 보이저호로 간다고 해도 그 별에 도착하려면 무려 8만년이나 걸린다.  

게성운

게성운은 태양의 10배 가량의 질량을 가진 항성으로 초신성 폭발을 일으켰다. 펄스라 불리는 도시만한 붕괴된 별들이 초당 30회의 속도로 회전하며 소용돌이 자기장 속에서 광속으로 가속화 된다. 이들이 초신성의 가스층을 온통 푸른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이 게성운은 지구에서 6,500 광년 떨어져 있는데 그것도 지구가 은하의 중심에서 3만 광년 떨어져 있는 것에 비기면 이웃이나 다름없다. 발견된 가장 오래 된 은하계 별빛은 허블 망원경이 포착한 134억년 된 별빛이다. 이 별빛이 출발했을 때는 지구는 물론 태양이나 우리 은하계도 수십억년 지난 후에야 생겨났다. 이보다 더 멀리 내다보려면 우주의 끝과 같은 곳에 부딪친다. 그곳은 시간의 시작과 같은 곳이다. 

빅뱅은 138억년 전 우주를 만든 대폭발이다. 이 폭발로 우주가 팽창하면서 코스모스는 더 웅장한 규모로 진화한다. 군데군데 밀도높은 가스들의 집단은 1세대 별들을 만들고, 수명을 다한 1세대 별들은 우주에 더 무거운 원소들의 씨를 뿌려 그 결과 행성이 형성되고 궁극적으로 생명이 출현하게 된다. 빅뱅은 물질과 에너지와 시간과 공간도 창초했다. 중력처럼 물질을 결속하는 힘들도 나타났다. 허셜은 중력의 보다 큰 법칙, 중력이 머나먼 별들까지 지배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보이지 않는 힘의 장이 파도처럼 빛의 속도로 이동하는 거대한 우주 양탄자의 비밀, 빛과 공간 그리고 중력으로 수놓인 화려한 무늬에 대해서는 물랐다. 

우주에서 운직이지 않는 무언가가 기준이 되어야 그것을 기준으로 다른 것들과의 상관관계를 계측할 수 있을 텐데 우주에서 움직이지 않는 것이 과연 있을까? 지구는 시속 1600km로 자전하면서 시속 108,000km로 태양 주위를 공전한다. 태양은 시속 70만km로 은하 속으로 이동하고, 은하는 시속 250만km로 우주 속을 이동한다. 코스모스에 고정된 장소는 없다. 이 사실은 아인시타인에게 좌절과 영감을 안겨 주기에 충분했다. 모든 상대 속도를 계측할 절대기준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때 아인시타인은 자신이 광속으로 이동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상상했다. 오토바이를 타고 우주 속으로 여행한다고 상상해 보자. 오토바이가 아무리 빨리 달려도 오토바이 헤드라이터에서 나오는 빛은 여전히 광속이다. 자연은 명령한다. 광속에 나의 속도를 더하지 마라고. 어떤 물질도 빛의 속도와 같거나 빛보다 더 빨리 이동할 수 없다. 물리적으로 빛의 속도 99.9%까지는 가능하다. 그러나 아무리 애써도 빛의 속도에는 다다를 수가 없다. 

그렇다면 광속을 음속처럼 넘어설 수가 없는 이유가 무얼까?  단지 빛이 소리보다 100만배 쯤 빠르기 때문만은 아니다. 공학적인 문제 때문도 아니다. 오히려 광속의 장벽은 자연법칙이다. 고로 어떤 상대적 속도로 움직이든 거기서 나오는 빛의 속도는 늘 같다. 자연법칙은 문화나 시대에 따라 달라지지 않으며 코스모스 전체에 적용된다. 절대공간과 절대시간의 개념은 없다. 우리가 광속에 가까워지는 건 불로장생의 비결같은 것이다. 우리보다 느린 것들에 비해 생체시계가 느려지는 것이다. 인간의 수명이 100년도 안되지만 이를 이용하면 항성 여행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시공의 마법은 이렇듯 놀랍다.

존 미첼은 존재하지만 볼 수 없는 별을 암흑성이라 불렀는데 이는 아주 거대하고 무거워서 그 중력의 영향력에서 빛조차 벗어나지 못하는 별이라 상상했다. 우주를 관찰하다 보면 어떤 별들은 안쪽에 아무 것도 없는 데 궤도를 돈다. 보이진 않지만 궤도의 안쪽엔 질량이 큰 무언가가 있다. 암흑성, 오늘날의 블랙홀이다. 중력은 시공간을 왜곡한다. 중력의 세기에 따라 공간은 팽창, 수축하거나 휘어질 수 있다. 지구의 중력을 1G라고 한다면 수백만 G에서는 빛조차 중력에 굴복한다블랙홀이 될만큼 무거운 별은 천 개에 하나 꼴이다.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블랙홀은 100광년 쯤 떨어져 있다.  

블랙홀과 주위 원판

블랙홀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거성이 핵연료를 다 소모하면 자신의 중력을 이겨낼 만큼의 열기를 유지할 수 없다. 거대한 별은 붕괴해 어둠 속에 모습을 감추고 중력만을 남겨 놓는다. 그 블랙홀이 수축한 초거성의 사체를 감춘다. 초거성 자체는 폭이 64km 밖에 안되는 블랙홀보다 훨씬 작게 움츠려 든다. 블랙홀 주위를 도는 주홍색의 가스 원판은 온도가 1억도에 이르는데 X선망원경에 포착되어 아주 밝게 빛난다. 블랙홀 주위를 돌던 별들은 안쪽으로 소용돌이 치는 뜨겁고 밝은 응축 원반으로 빨려 들어간다.  엄청난 중력이 죽음의 소용돌이를 가속화해 푸른 별의 가스는 시공의 경계 너머로 사라져간다. 블랙홀과 나머지 우주를 가르는 경계를 사건지평선이라 부른다. 만일 운이 좋아 죽지않고 원반에 올라탔다면 몇 초만에 사건지평선을 지나쳐 누구도 들어가 본 적이 없는 미지의 세계로 들어서게 된다. 시간과 공간 등이 전혀 다른 차원의 자연법칙이 존재하는 완전히 새로운 우주가 펼쳐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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