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라고 하는데 올 겨울은 유난히도 춥다. 신년 초부터 미국 전역에 몰아닥친 극강 한파는 지난 1월6일 영하 38도C에 체감온도 영하69도를 보였는데, 반대로 호주는 섭씨 50도에 이르는 폭염이 덥쳤다. 또한 북아프리카의 사하라 사막에서는 40년 만에 처음으로 40cm에 달하는 폭설을 기록했다. 이뿐만 아니라 북부 알래스카의 앵커리지가 남부 플로리다의 잭슨빌보다 더 따뜻한 날씨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기상이변은 전 세계적인 현상인데 이 현상은 어디서 무슨 연유로 이렇게 지구를 공략하는 걸까? 


이상 한파 


일각에서는 이러한 이상 기후 현상은 북극 한파 때문이라고 한다. 극한 동장군이 머물러 있어야 할 곳은 극소용돌이 영역인데 극지방의 대류권 상층부부터 성층권에 영역이다. 극지역의 한파를 막아주는 방한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동서에 걸쳐 형성되는 강한 제트기류이다. 극권의 한냉지구대와 남쪽의 온난지구대 사이의 확실한 경계를 따라 만들어지는 것이 이 제트기류다. 이 기류가 동서운동을 하며 철벽처럼 한냉전선의 남하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북극기온이 올라감에 따라 중위도와의 기온 차이가 줄어들어 한랭전선과 온난전선의 경계가 히미해지자 제트기류가 약해지고 오히려 북극의 한냉기단이 남북운동을 하게 된다. 


방한림 같던 제트기류가 붕괴되자 북극 한랭기단이 거침없이 남하함에 따라 전 세계가 얼어붙는 중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 일본 등 동아시아와 하물며 중동에 임접한 터키까지도 동장군에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미국은 극강 한파로 전통적으로 피한지역인 플로리다의 주도인 탈라라시에는 30년만에 처음으로 눈이 내려 2.5cm의 적설량을 보였다. 미동부 지역은 한냉전선이 5대호 상공을 지나며 눈구름과 눈폭풍을 만들어 연말연초에 이 지역을 강타했다.


그동안 일부 기상학자들은 한파의 직접적 원인인 극소용돌이의 붕괴 원인이 지구온난화라는 것은 인정하지 않았다. 그들은 지구 온난화 속도가 그렇게 강하지 않다고 보았지만,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의 마를렌 크레치머 박사는 최근 극소용돌이 붕괴 현상이 직접 확인되었으며 이런 이상 징후가 1990년 이후 가장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한다. 그는 기후가 사람의 기분과 같아 예측이 불가할 정도로 변화무쌍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특정기간의 한파를 보고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 최근의 이상한파의 원인을 극소용돌이의 변화로 보는 학설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보다 긴 기간의 관측과 분석이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극소용돌이의 이상이 발생한다는 논리도 좀더 시간을 두고 증명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매년 반복되는 전지구적 한파와 폭설 등 기상이변은 지구환경에 변화가 오고 있다는 확실한 신호임에는 분명하다. 그 유력한 용의자가 지구온난화(온실효과)이나 확정적 증거가 없으나 여러 정황적 증거들이 포착되고 있다. 산업화로 인한 산림파괴와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대기가 오염되고 이산화탄소 양의 증가로 인한 온실효과로 해수의 온도가 상승하여 해류가 바뀌는 현상이 인위적인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한가지 원인이 된다. 그외에 자연적 요인으로는 화산 분화로 인한 성층권의 에어로졸 증가와 태양활동, 태양과의 지구 상대 위치 변화 등에 의한 기후 변화가 있다. 자연적 요인은 우리가 어찌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인위적인 요인은 쉽지는 않겠지만 인류의 노력에 의해 얼마든지 기후변화 요인을 줄일 수 있다. 지구온난화 문제는 참으로 인류의 생존이 달린 중요한 문제임을 실감한다. 




로켓의 발사시 분사되는 불꽃의 가공할 위력을 보노라면 무슨 연료를 쓰기에 저 거대한 우주선을 지구 밖으로 쏘아 올릴 수 있는지 경외감이 든다. 우주 로켓에 사용되는 추진제에는 산화제인 액화산소와 연료인 액화수소, 액화메탄 등이 있다. 그런데 이들 액체 추진제들은 모두 극저온에서만 기체에서 액체로 변하는 성질이 있어 다루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다. 고로 로켓 기술의 초점은 열관리에 있다고 하겠다. 액화산소가 -183도C, 액화수소가 -253도C, 액화메탄이 -161도C에서 기체에서 액체로 변한다고 하니 역으로 이들 극저온 상태에서 조금만 온도가 올라도 기화된다는 것이다. 그만큼 까다롭기에 이들을 다루는 기술의 집적이 우주개척의 역사가 되어온 셈이다. 액화산소나 액화수소 등의 극저온 상태의 액체물질은 쉽게 증발하거나 팽창, 폭발할 위험을 항시 지니고 있기에 이들을 탱크에 채워넣기 위해서는 초정밀의 축적된 기술을 요한다. 특히 액화산소와 액화수소가 기화되어 만나고 거기에 어떤 점화원이 존재하면 바로 폭발해 버리기 때문에 극저온을 유지하는 단열 못지않게 폭발 위험 없이 추진제를 공급하는 장치도 매우 중요하다. 극저온의 연료탱크 뒤에는 엄청난 화력으로 불꽃을 내뿜는 배기구가 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액체로켓 추진체 구조


그렇다면 왜 이런 까다롭기 그지없는 극저온 액체 물질을 연료와 산화제로 로켓에 사용해야만 할까? 지구의 중력장을 벗어나 우주로켓이 우주를 항해하려면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필요한다. 보통 우주 로켓의 크기가 20층짜리 빌딩만 하다고 하니 이런 거대한 물체를 우주 밖으로 쏘아 보내려면 기체상태의 연료로는 어마어마한 용량이 필요하기에 탱크 크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액화시킬 수 밖에 별다른 도리가 없다. 우리나라의 나로호 같은 로켓의 연료로는 케로신과 산화제로 액화산소를 사용했는데 케로신은 상온에서 저장이 가능한 바 다루기가 쉽고 가격도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밖에 액체로켓의 연료로 사용되는 것들이 액화된 수소와 메탄인데 이들은 극저온 물질로 다루기가 매우 까다롭지만 비추력(연료 사용량 대비 전진 거리)이 높은 장점이 있다. 


극저온의 액화산소나 액화수소 같은 물질을 상온에서 보관하면 계속해서 열이 유입되어 증발이 일어나므로 이를 막는 단열장치가 우선되어야 한다. 로켓이 대기권을 돌파할 때 유입되는 열로 연료가 기화되면 탱크내 압력이 치솟을 테니 탱크 압력을 줄이는 장치도 필수가 된다. 특히 액화수소는 다루기가 무지 어렵다. 수소입자의 크기가 너무 작아 주위 금속 안으로 쓰며들어 금속과 결합하여 탱크내 압력을 증가시키기도 하고 아주 미세한 틈새만 있어도 비집고 새어 나오기도 한다. 액화온도도 가장 낮아 용접 기술뿐만 아니라 탱크의 재료에도 특별히 강한 소재를 써야 하는 등 가장 까다로운 연료다. 그런데 이런 까다로운 수소를 왜 굳이 로켓 연료로 쓰고자 하는 걸까?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수소는 지구에서 가장 쉽게 얻을 수 있는 원소로 그 매장량이 거의 무제한에 가깝다. 물을 전기분해하기만 해도 수소는 쉽게 얻을 수 있다. 또한 연소 후에 오염물질이 없는 청정 에너지원이라는 것이다. 연소 후 기껏 나오는 것이 물이니 이만큼 깨끗한 연료가 없다. 마지막으로 까다롭다는 여러 기술적 문제도 과학기술의 발달로 점차 극복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과 일본이 특히 액화수소를 로켓 연료로 애용하고 있다. 액화메탄은 일론머스크가 스페이스X의 화성이주계획에서 밝혀 유명해졌는데 화성에 많이 존재하는 원소들을 사용하여 메탄가스를 만들고 이를 액화하여 로켓연료로 쓰겠다는 계획이다. 그래서 그는 화성에서 직접 생산할 수 있는 로켓 연료로 액화메탄을 추천했는데 이를 사용하는 랩터 엔진을 개발하여 연소시험을 하기도 했다.


그러면 로켓연료와 자동차 연료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자동차든 로켓이든 추진 에너지는 연료가 산소와 만나 연소되는 과정에서 얻어진다. 둘 다 비슷한 원리로 에너지를 얻는 듯 하지만 완전히 다른 차이가 존재한다. 자동차는 연료를 태울 때 산소가 섞인 일반 공기를 사용하나 로켓은 오로지 산화제로 산소만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지구 중력장을 벗어 나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한 법인데 산소만으로 된 액화산소를 산화제로 쓰는 로켓은 일반 공기를 산화제로 쓰는 자동차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한 추진력을 얻게 된다. 




요즘 우주 영화를 많이 보다보니 우주정거장에서 사람들이 두둥실 떠서 물 속을 헤엄치듯 공중을 유영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물을 쏟아도 물이 바닥으로 쏱아지지 않고 공중에 떠다니고 고정되어 있지 않은 물건들도 제멋대로 둥둥 떠있고 참 가관이다. 우리는 이런 상태를 무중력 상태라 말하지만 사실 중력이 전혀 미치지 않는 곳은 우주 공간에 없다. 중력이 아주 미약하여 우리는 중력이 없는 것처럼 느낄 뿐이다. 우주인들이 우주에서 오랫동안 체류하게 되면 이런 무중력 상태로 인하여 몸의 여러 곳에 이상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은 이미 전편에서 다뤘다. 우주인들이 근육이나 심장 등이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여 약해지는 등 여러가지 어려움에 봉착하게 되자 과학자들은 정상적인 생활을 위하여 인공적으로 중력을 만들 수는 없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여기서 인공중력이라는 것이 탄생한다.


인공중력을 갖춘 타원형의 우주정거장


우주인이 우주선을 타고 지구의 중력에 끌려 자유 낙하한다면 우주선 속의 우주인은 중력을 느끼지 못한다. 우주선과 우주인이 같은 가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무중력 상태에서 우주선을 회전시키면 회전에 의한 원심력이 발생하여 그 속의 우주인은 중력같은 힘을 느끼게 된다. 물론 회전수가 증가함에 따라 원심력도 세어져서 지구의 중력을 능가하는 힘을 느끼게 할 수도 있다. 이 원리를 맨 먼저 주창한 사람이 러시아의 우주 과학자인 치올코프스키다. 지구궤도에 우주정거장을 커다란 바퀴 모양으로 만들어 천천히 회전시키면 그 안에서 장기간 체류하며 생활하는 우주인들은 지구와 똑같은 중력을 느끼며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인공중력이라 하는데 우주인이 딛고 선 바닥이 되는 곳은 우주정거장의 바깥 쪽이 된다. 이제야 SF영화의 우주선들이 원형이나 타원형을 이루고 있는지 이유를 알 것 같다. 


우주정거장을 회전시키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우주공간이 공기 밀도가 희박하여 저항이 거의 없기 때문에 한번 힘을 주어 회전시키면 더이상의 에너지 사용은 필요없이 관성으로 계속 회전할 것이기 때문이다. 단지 그 속에서 우주인이 별 이상을 느끼지 않고 안정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원의 지름이 충분히 큰 우주정거장을 설계해야 할 어려움이 따른다. 무엇이든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는 현상에 도전하는 것은 그만큼 시련과 역경이 따르겠지만 그로 인하여 인류 역사는 발전해 온 것이기도 하다. 우리가 지구의 중력장 가운데서 생활하고 있는 것이 새삼 고맙게 느껴진다. 


여기서 중력을 모티브로 한 SF로맨스 영화 하나가 떠오른다. '중력을 거스르는 운명의 시작'이란 부제를 단 <업사이드 다운>이란 영화인데 중력의 법칙과 그 극복에 대하여 생각하다가 만일 지구의 중력과 반대되는 세계가 있다면 그 세계의 모습은 어떠할까? 라는 물음에 착안하여 영화의 배경을 만든 것 같다. 나이를 꺼꾸로 먹는다면 어떨까에 착안한 영화가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이듯이 참으로 엉뚱한 상상에서도 영화가 나오는 게 신기하다. 중력이란 무엇인가. 질량이 있는 두 물체가 서로 끌어당기는 힘인데 이런 중력이 제로인 곳은 우주공간 어디에도 없다. 미력하나마 서로의 힘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중력의 법칙이다. 이런 만유인력을 남녀의 사랑의 힘으로 비유하여 표현한 발상이 참신하다. 


로켓하면 대기권은 물론 우주공간을 아울러 비행할 수 있는 데 로켓은 어떤 엔진과 연료를 쓰는지 궁금하다. 일반 비행기에 쓰는 제트엔진은 작용 반작용의 원리에 입각하여 추진력을 얻는바 연소실 공기를 압축시키고 연료를 연소시켜 연소가스를 밖으로 강하게 분사시켜 그  반작용으로 기체는 앞으로 전진하게 된다. 이에 비해 로켓엔진은 산화제를 연료와 동시에 사용한다. 이 둘을 함께 연소실에 넣어 고온 고압의 연소가스를 만들어 노즐로 분사시키며 그 반작용으로 추진력을 얻는다. 


로켓엔진


로켓용 연료에는 액체 연료와 고체 연료가 있으며 사용하는 연료에 따라 액체로켓과 고체로켓으로 분류된다. 두 로켓은 각각 나름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액체로켓의 최대 장점은 필요시 마다 엔진을 켜거나 끄는 것이 자유롭다. 그래서 로켓의 정밀하고 세세한 조종이 가능하며 우주비행사가 마음대로 정확하게 운항할 수 있다. 이런 장점 때문에 현대의 거의 모든 상업용 로켓은 액체연료를 사용한다. 우리나라의 나로호는 물론 지금 개발 중인 한국형발사체도 액체로켓이다. 


액체엔진에 심장 역할을 하는 터보펌프가 있는데 이는 각각 분리 저장된 연료와 산화제를 고압으로 압축시켜 연소실로 보낸다. 터빈의 회전으로 작동하는 터보펌프는 추진 연료 탱크와 고압의 배관에 가득찬 연료와 산화제를 연소기에 보내는 것이 임무다. 한국형로켓발사체에는 회전수 2만5천 RPM의 7톤급 엔진 터보펌프와 1만5백 RPM의 75톤급 엔진 터보펌프가 쓰인다. 초당 75톤급 엔진의 터보펌프는 170kg의 산화제 액화산소와 70kg의 연료 케로신을 영하 183도 하에서 공급한다.


터보펌프의 터빈은 연료 펌프와 산화제 펌프와 연결되어 있어 터빈이 회전함에 따라 연료 펌프와 산화제 펌프도 함께 돌며 이 둘은 섞이어 대부분 연소기로 보내지고 일부는 가스발생기로 보내져 터보펌프가 계속 돌아가게 한다.


터보펌프가 작동함으로써 액체산소와 연료가 연소기에 보내진다. 연소기 위쪽 부분에 분무기 플레이트(Injector Plate)가 있다. 이는 연료와 액체산소를 함께 분사하는 분무기들의 다발이다. 수백 수천 개의 분무구가 이 분무기 플레이트에 밖혀 있어 산화제와 연료가 골고루 섞일 수 있다. 순간순간 연소실로 투입되는 추진에너지가 되는 연료와 산화제의 양을 알맞게 분배하여 연소가 고르고 안정적으로 일어나도록 하는 것이 분무기 플레이트의 역할이다.


터보펌프를 작동시키기 위해 가스 발생기를 필요로 하는데 여기에서 발생한 연소가스를 그대로 방출하면 '개방형 사이클 방식'이 되고, 이를 다시 주엔진으로 보내 다시 한번 연소시키는 방식이 '다단연소 사이클 방식'이라 불린다. 다단연소 사이클 방식은 개방형 사이클 방식에 비해 연소 효율이 10%나 높아진다. 이에 따라 같은 연료량을 사용해도 추진력이 10% 더 생기게 된다.



인류가 무지에서 앎으로 나아가는 큰 도약의 시점을 모노리스(돌기둥)를 만날 때로 설정하여 인류은 어떻게 깨달음을 얻어가는지 또 인류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를 생각케 하는 영화가 있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가 바로 그 영화인데 1968년 4월 개봉된 스탠리 큐브릭 감독으로 우주 SF영화의 고전으로 통한다. 시대를 초월한 아름다운 우주 영상의 완성도를 보이며 대사보다 음악에 가까운 스토리텔링으로 유명하다.


영화에서 인류가 암흑같은 무지에서 앎으로 나아가는 순간의 영감을 상징하는 이클립스


이 영화의 인상적인 장면으로는 한 인류의 조상(원숭이에 가깝다)이 모노리스(돌기둥)와 접촉한 후 뼈다귀를 던지니 길쭉한 우주선으로 변한다. 의미심장한 상징적 기법이다. 뼈다귀가 태초의 인류가 처음 쓴 도구인데 이 도구가 점점 발달하여 우주의 비밀을 탐사하는 우주선이란 도구로 진화한다는 암시가 첫 번째라면, 두 번째 암시는 인간의 폭력성이다. 이 장면 전에 도구를 쥔 원시인이 그렇지 못한 다른 부족을 뼈다귀로 때려 죽이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인류는 우주선이란 도구를 만든 현대에 이르지만 폭력성은 여전하다. 이 우주선이 알고 보니 지구를 향한 핵 발사체였다는 사실이다. 도구와 함께 폭력이 인간에게 왔다는 것이다.


영화는 1951년에 쓰여진 아서 클라크의 단편소설 <파수병>이 원작이다. 달에 가기도 전인 1960년대에 아날로그 기술만으로 우주를 완벽하게 재현해 내어 우주 영상미의 걸작으로 통하고 철저한 과학 지식의 고증을 거쳐 만든 영화로 고전으로 불리는 게 다 이유가 있다. 이 영화는 스타워즈 같은 스페이스 오페라가 아니라 인간이 우주에서 얻은 통찰을 한 편의 장대한 서사시로 쓴 것 같은 작품이다.

2시간 반의 영화의 흐름은 무지 느리고 대사도 거의 없다. 플롯 주제로 영화를 이끌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영상으로 관객을 설득한다. 영상과 음악의 나열이 대사나 긴박감 있는 전개를 대신하고 있다. 이 영화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전편에 들어있던 내레이션을 완성 직전에 잘라버렸기 때문이다. 전개에 여백과 추상적인 장면이 많은 것도 본대로 느끼라는 감독의 의도가 다분하다. 영화가 전반적으로 모호한 것도 의도적이다. 관객들이 자유롭게 상상하도록 배려를 한 것이다. 시사회 때 관객 중 241명이나 상영 중에 나가버렸는데 그 중엔 명배우 록 허드슨도 끼어 있었다. 그는 나가면서 "이 딴 게 뭘 말하는지 아는 사람 있어요?"하며 불평을 하자, 원작자 아서가 말하길 "이 영화를 완벽하게 이해했다면 우린 실패한 것이다. 우리가 답을 했던 것보다 더 많은 질문들이 나오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우주 역사를 몽타쥬로 압축한 듯한 클라이막스 스타게이트 장면은 당시 아날로그 SFX 기술 시대에는 가히 혁명적인 표현 기법으로 그래픽 특수효과가 난무하는 요즈음 봐도 전혀 부족할 게 없다. 


우주선의 승무원과 대적하는 'HAL 9000'은 인공지능의 컴퓨터로는 대표적인 악역으로 출연해 이후에 인공지능 모티브로 나오는 작품들이 많이 페러디한다. HAL의 각 알파벳 다음 글자를 조합하면 IBM이 된다. 그래서 HAL이 IBM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원작자 아서는 한사코 부인했는데 이는 IBM이 자신을 고소할까봐 두려워서 그랬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IBM은 HAL과의 연관성 때문에 제품이 더 잘 팔려나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한다. HAL은 승무원 폴을 우주 밖으로 던져버리지만 선장 데이브에게 제압 당하여 인공지능에 대한 인간의 승리로 끝난다. 여튼 인공지능의 문제점을 1960년대부터 예견했다니 원작자의 선견지명이 놀랍다.   


인류는 초월적인 어떤 존재가 만든 모노리스(돌기둥)을 만날 때마다 진화를 거듭해 왔다. 태고적 시절에 처음으로 모노리스를 만나 인류는 폭력과 도구를 얻었고 우주로 진출한다. 다음 모노리스는 달에서 발견되었고 모노리스의 빛이 목성을 비추자 그때까지 달이 한계였던 인류는 외계로 나아가 목성까지 간다. 그 과정에서 인류는 새로운 경쟁자인 인공지능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고 목성에서 세 번째 모노리스를 만나 다시 한 차례 더 진화한다. 스타게이트를 통해 데이브는 인류로서 자신의 최후 모습을 보며 완전히 새로운 인류인 스타차일드로 거듭나 지구로 돌아온다. 영화는 외계의 존재로 인한 인류의 진화와 종말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스크린 미러링으로 영화 마션을 보다. 얼마 전에 벽걸이 TV를 장만해서 넷프릭스 영화를 쭉 보아왔는데 마션은 넷프릭스에 등록되어있지 않아 스마트폰에 다운 받은 영화를 65인치 TV화면으로 보니 아주 장쾌하다. 화성의 자연경관은 숨이 막힐 지경이다. 오랜만에 아름다운 화성 풍경에 험뻑 취하다. 



마션은 2015년 10월 개봉작으로 리들리 스콧 감독에 맷 데이먼 주연 영화다. NASA의 아레스 3호 탐사대는 화성 탐사 중에 모래폭풍을 만나 대원 '마크 와트니'(맷 데이먼)는 폭풍에 휘말려 사라진다. 남은 대원들은 그가 죽은 줄 알고 화성을 떠난다. 화성의 로빈슨 크루소 표류기나, 화성의 캐스트 어웨이라 이름 붙이면 딱 좋을 영화다. 그런데 이 영화는 첨예한 과학적 지식을 갖춘 아마추어 소설가의 소설에서 태어난 덕분에 하나하나 따라가면서도 그다지 비현실적이지도 어렵지도 않게 고개가 끄덕여지게 만드는 힘이 있다. 영화는 각종 과학적 지식을 설득력있게 보여주어 화성에서의 대기와 기후 상태 하에서 어떤 과학적 지식으로 주인공이 생존해 가느냐에 재미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아무래도 나는 좇됐다. 그것이 내가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론이다."

구사일생으로 화성의 모래에 묻혀 살아난 주인공 마크가 기지로 돌아온 후 내뱉은 일갈이다. 아레스 4호가 다시 화성을 찾으려면 앞으로 4년을 더 기다려야 하는데 남은 식량은 300일치 뿐이다. 어떻게 굶어죽지 않고 버틸 것인가?

"화성이 내 식물학자적 능력을 두려워 할거야" 화성농부로 변신한 마크는 감자를 키우기 위해 기지 내에 비닐 하우스를 만들고 자신의 똥을 거름으로 감자밭을 일군다. 다른 건 다 준비되었는데 물이 문제다. 어떻게 농수를 조달할 것인가. MAV(화성이륙선) 발사장치

에 쓰이는 로켓연료 하이드라진에서 이리듐 촉매를 사용하여 질소를 분리하고 남은 수소를 연소시켜 물을 만든다. 이 쯤 되면 마크는 식물학자를 넘어 뛰어난 화학자로도 손색이 없다. 연소장치에 불을 붙일 땔감으로 동료의 사물함에서 발견한 나무 십자가를 쪼개어 불쏘시개로 사용하면서 예수의 용서를 빈다. 무례했던 탓일까 첫 시도에는 폭발로 호된 신고식을 치루었지만 결국 성공한다. 비닐 하우스에 맺혀진 촉촉한 생명수의 물방울이 커짐에 따라 감자도 싹을 내고 무럭무럭 자란다. 농사를 짓는 한편으로는 장래의 구조선 아레스4호의 착륙 예정지가 현재 기지로부터 무려 3천km나 떨어져 있기에 타고 갈 로보의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하여 실험을 거듭한다. 로보의 밧데리를 아끼기 위해 히터도 켜지 않고 운행하다 화성의 추위에 얼어 죽게 생긴 마크는 도착시 묻어두었던 플로토늄 원자력 전지를 파내어 그 열기로 추위를 해결한다. 


NASA는 조금씩 달라지는 화성의 위성사진을 보고 마크의 생존을 직감한다. NASA와 연락할 방법을 고민하던 마크는 오래전에 임무를 마치고 폐기된 무인 탐사선 패스파인더의 존재를 생각해 낸다. 이 탐사선의 착륙지가 아레스 계곡이니 기지에서 멀지 않은 곳이다. 그는 로버를 몰고 가 모래 속에 파묻혀 있는 패스파인더와 소저너를 싣고 기지로 돌아온다. 마크가 패스파인더의 전원을 복구하자 지구에 서도 신호를 받고 원격으로 패스파인더의 카메라를 움직여 마크의 모습을 확인한다. 그는 360도 회전하는 카메라를 중심으로 원을 그려 26자 알파벳 위치를 정하고 카메라로 가리키게 함으로써 지구와의 첫 문자 교신에 성공한다. 나아가 NASA의 기술진은 패스파인더의 코드 조작 방법을 마크에게 가르쳐서 결국 텍스트 기반의 교신을 하게 된다. 마크가 아레스3호 대원들에게 자신의 생존 사실을 알렸느냐 묻자 NASA는 대답을 못한다. 생존 사실을 알렸을 경우 대원들은 동료를 버렸다는 죄책감에 고통을 받을 것이고, 혹 마크의 구조를 위해 회항할 경우 조그만 문제가 참사로 이어지는 장기 우주 프로젝트의 위험성을 알기에 NASA는 두 달 간이나 마크의 생존 사실을 밝히지 않았던 것이다. 이 사실에 분노한 마크는 전세계로 생중계되는 우주 방송에다 대고 'FUCK'를 연발한다. 


기지의 주거모듈 연결부의 노후로 인한 파손으로 기압차가 생기자 주거모듈과 기지 한 동이 폭발로 날아가 버렸다. 이 사고로

함께 날려간 마크는 금이 가 에어가 새고 있는 헬멧을 테이프로 때우며 기지를 돌아본다. 주거모듈에 있던 감자 농장은 화성의 대기에 노출되어 순식간에 얼어 붙어버렸다. 왜 그렇게 위기의 순간은 많은지, 조금의 실수도 큰 재앙을 몰고 오는 화성의 무서운 환경을 잘 보여준다. 평소 유쾌하며 낙천적인 마크도 낙담하고 좌절감에 몸부림 친다. 


전세계의 여론이 마크를 구출하자는 쪽으로 몰리자 NASA는 다급하게 생존 보급 물자를 실은 우주선을 발사하지만 공중에서 폭발한다. 난감해 하는 NASA에게 중국이 발사체 태양신호를 새로운 보급선으로 제공하겠다는 제안을 한다. 이 때 NASA의 궤도 계산 전문가 리치 퍼넬이 NASA 국장에게 그의 계획을 브리핑한다. 지구로 귀환 중인 헤르메스호를 가속시켜 지구 가까운 곳에서 보급선 태양신호와 도킹한 다음 다시 화성을 향해 출발한다. 그 사이 마크는 로버로 이동하여 미리 착륙시킨 아레스4호의 MAV(화성이륙선)를 타고 헤르메스호와 화성궤도에서 랑데뷰한다는 계획이다. 만일 헤르메스호가 도킹에 실패하면 헤르메스호에 탑승하고 있는 5명의 대원들은 모두 죽게된다. 국장은 너무 위험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리치 퍼넬의 계획에 반대한다. 그러나 NASA의 스텝 미치 핸더슨은 비밀리에 헤르메스호에 리치퍼넬의 항로를 알려주고 헤르메스호의 선원들은 마크의 구출을 위해 우주에서 533일을 더 보내기로 만장일치로 가결한다. 헤르메스호가 화성으로 회항하는 동안 마크는 이륙선 MAV가 있는 곳까지 수 개월의 여행을 위해 NASA 기술자의 코치를 받아 로보를 개조한다. 뚜껑을 떼어내고 확보한 공간에 생명유지장치를 설치해서 로보를 타고 길을 떠나는데 4시간 이동하고 13시간 태양열 충전과 휴식을 하며 몇 개월의 여정을 밟아 마침내 MAV에 도착한다. 


MAV를 개조하여 헤르메스호와 랑데뷰하기 까지 과정은 이 영화의 절정이다. 원래 MAV가 화성의 저궤도에서 우주선과 도킹하도록 설계되어 있었는데 보다 높은 고도에서 헤르메스와 랑데뷰하기 위해서는 MAV의 무게를 줄여야 하는데 하는 일이 가히 엽기적이다. 내부의 집기는 물론 헤르메스에서 MAV를 원격조종하므로 제어패널까지 제거하고 급기야 뚜껑도 뜯어낸다. 대신 천막으로 구멍을 막고 MAV는 이륙하는데 가속으로 가해지는 12G의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마크는 기절한다. 이륙하는 도중 천막이 찢어져 MAV의 속도가 느려져 헤르메스호로부터 계산보다 68km나 멀어지게 된다. 헤르메스호는 보조로켓을 작동시켜 거리를 좁히고, 마크는 장갑에 구멍을 내어 아이언맨처럼 날라온다. 상대속도가 초속 42m에 이르고 마크와의 거리가 312m로 떨어져서 헤르메스호 선장 루이스는 에어락에 폭탄을 터트려 그 힘으로 헤르메스호를 역추진시켜 마크에게 접근한다. 루이스가 마크의 손을 놓치나 마크는 간신히 루이스의 생명줄을 잡아 랑데뷰에 성공한다. 우주의 암흑 공간에서 붉은 생명줄이 둘을 휘감는 모습은 참으로 환상적이다.


"나를 살리기 위해 수십 억불의 비용을 들였을 것이다. 괴상한 식물학자 하나를 살리기 위해 그렇게 많은 돈을 쏟아 붓다니. 도데체 왜 그랬을까? 그래 나는 답을 알고 있다. 어느 정도는 내가 진보와 과학, 그리고 우리가 수세기 동안 꿈꾼 행성간 미래를 표상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진정한 이유는 모든 인간이 기본적으로 남을 도우려는 본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가끔은 그리 보이지 않는 듯 하지만, 사실 그렇다." 마크의 이 말이 이 영화의 주제이기도 하다. 동료 대원들, NASA 직원 뿐 아니라 중국인들 까지도 인간은 남을 도우려는 본능을 갖고 있다. 얼마나 따뜻한 영화인가. 



요즘 들어 실제 우주여행 상품도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보통사람들에게는 우주여행이란 그림의 떡이다. 보통사람이 직접 우주탐사를 체험할 수 없다면 유일한 대안이 영화를 통해 우주여행을 체험하는 것일 게다. 여기에 가장 적합한 우주여행 체험 영화 한 편이 있다. <유로파 리포터>란 다큐 장르의 가상 기록물 영화이다. 2013년 나온 세바스찬 코르데르 감독의 작품인데 특별한 영웅이 따로 없고 탐사선 승무원 6명 전원이 영웅인 휴머니즘적 색체가 강한 영화이다. 


유로파 리포트의 한 장면 


외계의 생명체를 찾기 위한 인류의 노력은 우주개발의 역사와 그 궤를 같이해 왔다. 현대에 와서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가장 많은 태양계 행성 중 하나로 목성의 위성 '유로파'가 거론되고 있다. 그 이유로 유로파의 지표가 지구의 남극대륙과 유사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물은 생명의 원천으로 생명의 존재 여부에 필수적인데 유로파가 두꺼운 얼음으로 덮혀있지만 그 얼음 아래에는 수심 100km 이상의 거대한 바다가 있을 것이란 사실은 현대 첨단 과학의 그동안 축적된 데이터로 볼 때 거의 확실시 된다. 지구의 선캄브리아기 시대의 극한 환경 속에서 첫 생명체인 단세포 동물이 탄생했듯이 유로파가 아무리 극한 환경 속이라 할지라도 거대한 바다 속에는 낮은 중력과 희박한 태양 빛으로 인해 자체 발광을 하는 거대한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괴 생명체가 그냥 나온 게 아니다. 이러한 철저한 고증적 방식과 과학적 근거를 적용하다보니 이 영화가 다큐 형식으로 제작되었나 보다. 영화의 형식 덕분에 사실적 미스테리를 따라가며 우리가 실제로 탐사의 현장에 있는 것 같이 느껴질 정도로 몰입감이 있다.


우주 생명체에 대한 관심이 점차 거세어지자 인류는 실제로 가서 살펴보자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역사상 처음으로 6명으로 구성된 유로파 탐사대를 결성한다. 6억2800만km란 엄청난 거리에 있는 미지의 행성 유로파를 향해 기나 긴 우주항해를 하는 동안 영화는 우주의 장엄미뿐만 아니라 탐사대원들의 아기자기한 생활모습까지도 보여주니 가상의 다큐지만 실제를 방불케하는 재미가 있다. 특히 긴 여정 중에 겪는 크고 작은 사건 사고를 거치면서 대원들의 표정과 행동을 통해 보여주는 심리묘사가 탁월하다.


영화는 탐사선 안팎의 모든 장면이 자동으로 캠코더에 촬영 및 저장되어 지구로 송신되도록 설정되어 있다. 그런데 도중의 우여곡절 속에 지구와의 교신이 두절되었다가 막판에 가서 통신이 복구되어 탐사대의 모든 기록이 지구로 전송된다. 지구에서는 이 리포트를 따라 스토리를 재구성하고 이렇게 재구성된 리포트를 따라가며 경험한다는 설정이다. 그러니 탐사대원들의 경험이 마치 실황중계를하듯 고스란히 관객에게 전달된다. 최고의 실감을 전달하는 영화다.


줄거리를 대략 훑어보자면 유로파에 착류하기 전에 태양폭풍으로 통신장비가 망가지자 이를 수리하는 와중에 엔지니어 안드레이가 위험에 놓이자 그를 구하고 제임스가 희생된다. 천신만고 끝에 유로파에 착륙하여 얼음을 뚫고 수중 탐사 로봇을 투입했지만 로봇은 원인모를 물체의 공격으로 박살이 나고 만다. 해양과학자 카티아 박사는 여기까지 와서 그냥 돌아갈 수는 없다며 홀로 얼음 위 샘플 체취에 나선다. 체취한 샘플에서 생명의 자취를 발견하여 기뻐하기도 잠시, 얼음이 붕괴되고 바다에 빠진 카티아의 크게 뜬 눈동자에 비친 움직이는 불빛의 괴물체가 크로즈 업 된다. 탐사선의 선장은 카티아의 발견과 죽음을 헛되게 할 수 없다며 지구를 향해 이륙을 시도하지만 유로파 궤도를 벗어나지 못하고 다시 불시착 한다. 이 과정에 한 사람씩 대원들이 죽어가고 안드레이는 모두 죽는 한이 있더라도 유로파 탐사 정보만은 살려야 한다며 자신을 희생하여 최후수단으로 통신시설을 복구한다. 마지막 남은 대원 로사는 탐사선이 바다 속으로 추락하자 더 이상 살아날 방도가 없음을 직감하고는 탐사선의 문을 활짝 열어 바다 속 발광 생물체들이 촬영되어 지구로 전송되게 한다. 영화는 이렇게 비극적 종말을 맞이하지만 질문과 함께 긴 여운을 남긴다.


영화의 시종을 관류하는 테마가 "아직 알려지지 않은 지식들에 비하여 우리 삶은 얼마나 중요할까요?"란 로사의 멘트다. 역사적으로 인류의 삶과 생활에 큰 영향을 끼친 위대한 발견들과 그 와중에 받쳐진 수많은 희생들을 딛고 인류는 지금의 안락하고 평안한 문명의 혜택을 누리게 되었다. 인류가 광막한 미지의 세계에서 앎을 얻기위해 바친 그 많은 노력과 희생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게 하는 영화로 재미와 의미를 함께 주는 좋은 영화다.


지금껏 우주여행이라하면 우주인들의 전유물로 여겨져왔다. 그런데 요즈음 들어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우주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지대하게 증가했다. 지구인 1억3천만 명이 보았다는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란 13부작 우주 드라마의 역할도 컸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민간 기업들이 대거 우주로 진출하며 우주관광상품을 대거 출시했다. 광활한 우주를 마음껏 누빈다는 환상은 지구상 어떤 여행지보다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매혹적이다. 우주관광산업이 2022년까지 10억불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예상도 무리가 아니다. 그럼 어떠한 기업들이 우주산업에 진출하여 어떤 우주여행상품을 내놓고 있는지 알아보자.



우선 스페이스X는 우주항송산업의 파괴적 혁신가인 일론 머스크에 의해 창업된 민간회사로 발사체 재사용 프로젝트를 성공시켜 발사된 로켓(부스트)을 회수하여 다시 사용함으로서 획기적으로 비용을 경감시켜서 경쟁력을 확보했다. 주로 팰컨9 로켓과 드래곤 캡슐의 성공으로 NASA로부터 수십억 불의 우주정거장 화물운송사업을 따내었다. 가까운 미래에 50만불의 경제적인 우주여행 비용으로 일반 사람들을 화성으로 이주시키겠다는 당찬 포부를 가지고 있다.


이에 필적하여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가 창업한 블루 오리진도 우주 관광사업에 진출했다. 2015년 11월 뉴셔퍼드 로켓을 고도 100km의 상공으로 쏘아 올린 후 로켓을 회수하여 재활용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그러나 이것은 고도 100km의 우주 관광용이라 스페이스X의 로켓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래도 6명 승선이 가능한 뉴 셔퍼드 로켓은 일반인에게 우주경험을 선사하는 상업적 우주관광 측면에서는 앞서가고 있다고 하겠다.


스페이스 어드벤쳐란 기업이 1998년 설립되었으니 민간 우주 진출 기업으로는 가장 빠르다. 빠른만큼 최초로 일반인의 우주여행을 성공시킨 사례로도 유명하다. 2001년 러시아와의 협력으로 데니스 티토란 일반인을 국제우주정거장으로 보냈다. 이때 우주여행 비용이 2천만불 이었다. 데니스 이후에도 6명의 일반인이 국제우주정거장 관람을 했다고 한다. 지구 궤도권 관광에 5천만불, 달 궤도를 돌고 오는 관광에 1억5천만불이라 하니 말이 일반인이지 부호가 아니면 엄두조차 내기 어려울 터이다. 스페이스 어드벤쳐는 이름에 걸맞게 우주비행사 같은 전문가들만이 하는 우주유영 같은 체험 상품도 기획하고 있다. 우주관광을 1회성이 아닌 타임테이블이 있는 주기적 관광상품으로 만드는 것이 이 회사의 목표이기도 하다.


이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주관광의 미래는 어둡다. 열 몇 명 정도가 우주관광을 하는 정도로는 산업을 부흥시킬 수 없다. 적어도 수십만 명이 지구궤도에 오르는 붐이 일어나야 우주시대를 활짝 열 수 있을 것이다.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 그러려면 우주산업을 견인할 특별한 성장엔진이 요구된다. 소행성 채굴이 한가지 방편이 될 수도 있겠다. 공중에 떠다니는 거대한 돌 덩어리를 채굴해 희귀 광물을 지구로 가져오겠다는 아이디어는 1895년 러시아 우주개발의 대부 콘스탄틴 치올콥스키로부터 처음 나왔다. 그리고 거의 한 세기를 거쳐 1990년 대에 와서야 비로소 공상과학이던 소행성 채굴의 아이디어가 과학적인 실현 가능권 내에 들어왔다. 이것이 예전의 골드러시를 방불케하는 우주시대의 황금이 된 것은 세계적 억만장자들이 그들의 이름과 돈을 걸고 이 사업에 구름처럼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방대하기 짝이 없는 우주를 주제로 글을 올리는데 참 아니러니하게도 소재의 빈곤을 느낀다. 질문을 가지고 답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글을 써왔는데 그 질문이 바닥을 드러낸다. 다행히도 우연히 매주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한 동네 서점을 만났다. 그 이름도 소박한 '동네 책방 인공위성' 책도 몇 권 없는 서점이 꿈도 크다. 활동무대가 우주라고 한다. 책과 사람과 질문이 공존하는 곳이라니 질문이 이 서점의 컨셉인 셈이다. 


서점이 인공위성과 그렇게 잘 매칭될 수가 없다. 한 권의 책은 하나의 질문이라는데 질문을 담은 책을 우주 공간에 쏘아 올리면 질문은 인공위성이 되어 지구를 공전하는데 해시태그가 달린 질문에 주파수를 맞춘 독자가 찾아와 또 다른 질문을 잉태하고 이것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며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된다.  


지식은 많지만 질문이 없는 사회에서 서점은 시작된다.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나? 내가 과연 좋아하는 일은 무엇일까? 같은 평범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질문에서 서점 인공위성이 출발했다니 시작부터가 범상치 않다. 책과 함께 삶을 관통하는 질문을 기부받아 그 질문의 배경과 숨은 뜻을 재해석하고 첨예하게 벼려서 만든 질문에 대한 인터뷰 영상을 SNS를 통해 공유한다. 서점에서 주로 하는 일이 책 파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만들고 이에 대한 사람들과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일이라니 요즘 시대에 딱 어필하는 독특한 서점이다.


책은 질문이요 하나의 인생인 바 이를 세상에 전하며 함께 살아갈 것이란 서점의 설립 철학이다. 이를 질문의 인공위성으로 연결의 전파가 난무하는 우주공간으로 쏘아올려 공전하게 한다는 것인데 비유가 참으로 적확하다. 독자는 그의 고민과 공명하는 키워드 해시태그만으로 책을 구입한다 하니 이 또한 인공위성의 주파수를 맞춘 교신을 방불케 한다.


인류의 우주 도전의 역사를 보면 이것 또한 인류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질문하는 서점이 맞춘 주파수도 바로 이 지점이다. 책은 해답 찾기가 아니라 질문 던지기라는 것이고 인공위성은 우주와 지구에 관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는 도구라는 것이다. 자연 현상 관찰을 위하여 기상관측위성을, 원할한 소통을 목표로 통신위성을, 우주의 시원을 찾아서 별을 관찰하는 우주망원경위성을 띄우는 것처럼 인류는 우주의 현상을 인류에게 던지는 질문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대한 해답을 찾아 인공위성을 쏘아 올렸다. 이렇게 우주에 쏘아 올린 인공위성이 수천 개나 된다고 하니 그 질문은 앞으로도 끝이 없을 것이다. 


방대한 우주뿐만 아니라 개인도 무슨 질문을 가지고 오늘을 살아가는가 하는 문제는 그의 인생이 달린 문제다. 잘 산다는 것도 의미 있는 질문을 품고 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일 것이다. 





 








달에 먼저 가려고 미국과 구소련은 치열한 경쟁을 벌였는데 달은 우주로 향한 인간 염원의 첫 관문이었을 것이다. 지금은 화성이주 프로젝트 같은 거대한 계획을 위해 우주 선진국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화성이주의 가능성은 스페이스엑스의 일론 머스크가 다각도로 분석하고 시험을 거쳐 가능성은 물론 구체적인 인간 거주 방안도 내놓은 상태다. 그러면 화성보다 훨씬 가까운 달에서의 인간 거주 가능성은 어떠할까? 


 달 탐사선 달 궤도 진입

 

냉전시대 1960년대 중반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미국과 구소련은 유인 및 무인 탐사선을 65차례나 달에 착륙시킬 정도로 달 탐사에 열을 올렸다. 무인 탐사선은 구소련이 루나 3호를 시발로 루나 17호로 무인 탐사 로보까지 보내는 등 구소련이 앞섰지만 1969년 미국이 아폴로 11호로 인간을 달에 상륙시킴으로써 미국이 주도권을 잡게 된다. 그러나 미국은 1972년 아폴로 17호를 마지막으로, 구소련은 1976년 루나 24호를 끝으로 달 탐사를 중단하게 된다. 계속된 탐사에도 불구하고 달에 인간 체류 가능성의 희망은 보이지 않고 달 탐사가 요구하는 막대한 비용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란 여론이 팽배했던 모양이다. 


그러다가 요즘들어 우주선진국들은 다시 달 탐사에 열을 올리게 되는데 달에서 물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부터다. 태양 빛이 전혀 닿지 않는 달의 남극에 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달에도 사람이 살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다. 물이 있다는 달의 극 지역에 우주기지를 건설하여 우주개발의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인간의 달 착륙을 위해 만든 아폴로 프로그램은 1966년부터 1972년까지 NASA에 의해 진행되는데 총 830억 달러(약 90조원) 가량의 첨문학적 예산이 투입되었다. 엄청난 재원과 인력, 기술, 세월을 투입한 결과 인류는 달에 대한 많은 정보를 알 수 있게 된다. 달에서 체취한 암석을 분석하여 지질 생성 연대와 달 지각의 화학적 조성 상태 등으로 달의 기원과 형성, 진화에 대한 세밀한 정보를 얻게 되어 달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게 되었다.  그 후 공백기를 거쳐 미국은 1994년 클레멘타인호 발사로 달 탐사를 재개하여 2013년 LADEE호를 발사하기까지 계속해서 달 탐사를 이어오고 있다. 뒤이어 러시아, 중국, 일본, 유럽, 인도 등도 달 탐사에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달 탐사를 실시한 우주 선진국들은 달 탐사를 통해 우주발사체, 심우주 통신, 항법 기술 등 다양한 우주 기술을 발달시켜왔다. 우주발사체 성능 업그레이드로 우주 운송 수단을 확보했다. 무엇보다도 달은 화성, 소행성 등 더 먼 우주로 향한 전진기지로 중요하다. 달은 중력이 지구의 6분의 1 밖에 되지 않으니 지구보다 훨씬 적은 연료로 우주선 발사와 항행이 가능할 것이다. 우리나라도 탈 탐사를 시작한 만큼 향후 우주개발이 기대된다. 


미국이 2015년 상업 우주활동과 자원 채굴을 가능하도록 하는 법안인 새로운 우주법을 통과시키면서 우주 민간기업 시대가 열렸다. 대표적인 기업들로는 스페이스엑스, 구글, 블루오리진 등으로 자체적인 달 탐사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EU가 협력하여 달의 남극에 인류 최초의 유인 정착기지 건설을 추진할 계획이다. 달에서 물의 발견과 함께 인간의 체류가 가능해짐에 따라 각국의 기지 건설 등 치열한 경쟁을 하는 하나의 큰 이유는 달에 귀중한 광물자원이 많이 매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달에는 희토류, 헬륨3, 티타늄 등 희귀 광물의 보고라는 탐사결과가 나옴에 따라 서부시대 골드러시를 방불케 하는 문러시가 이뤄질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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