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의 발사시 분사되는 불꽃의 가공할 위력을 보노라면 무슨 연료를 쓰기에 저 거대한 우주선을 지구 밖으로 쏘아 올릴 수 있는지 경외감이 든다. 우주 로켓에 사용되는 추진제에는 산화제인 액화산소와 연료인 액화수소, 액화메탄 등이 있다. 그런데 이들 액체 추진제들은 모두 극저온에서만 기체에서 액체로 변하는 성질이 있어 다루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다. 고로 로켓 기술의 초점은 열관리에 있다고 하겠다. 액화산소가 -183도C, 액화수소가 -253도C, 액화메탄이 -161도C에서 기체에서 액체로 변한다고 하니 역으로 이들 극저온 상태에서 조금만 온도가 올라도 기화된다는 것이다. 그만큼 까다롭기에 이들을 다루는 기술의 집적이 우주개척의 역사가 되어온 셈이다. 액화산소나 액화수소 등의 극저온 상태의 액체물질은 쉽게 증발하거나 팽창, 폭발할 위험을 항시 지니고 있기에 이들을 탱크에 채워넣기 위해서는 초정밀의 축적된 기술을 요한다. 특히 액화산소와 액화수소가 기화되어 만나고 거기에 어떤 점화원이 존재하면 바로 폭발해 버리기 때문에 극저온을 유지하는 단열 못지않게 폭발 위험 없이 추진제를 공급하는 장치도 매우 중요하다. 극저온의 연료탱크 뒤에는 엄청난 화력으로 불꽃을 내뿜는 배기구가 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액체로켓 추진체 구조


그렇다면 왜 이런 까다롭기 그지없는 극저온 액체 물질을 연료와 산화제로 로켓에 사용해야만 할까? 지구의 중력장을 벗어나 우주로켓이 우주를 항해하려면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필요한다. 보통 우주 로켓의 크기가 20층짜리 빌딩만 하다고 하니 이런 거대한 물체를 우주 밖으로 쏘아 보내려면 기체상태의 연료로는 어마어마한 용량이 필요하기에 탱크 크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액화시킬 수 밖에 별다른 도리가 없다. 우리나라의 나로호 같은 로켓의 연료로는 케로신과 산화제로 액화산소를 사용했는데 케로신은 상온에서 저장이 가능한 바 다루기가 쉽고 가격도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밖에 액체로켓의 연료로 사용되는 것들이 액화된 수소와 메탄인데 이들은 극저온 물질로 다루기가 매우 까다롭지만 비추력(연료 사용량 대비 전진 거리)이 높은 장점이 있다. 


극저온의 액화산소나 액화수소 같은 물질을 상온에서 보관하면 계속해서 열이 유입되어 증발이 일어나므로 이를 막는 단열장치가 우선되어야 한다. 로켓이 대기권을 돌파할 때 유입되는 열로 연료가 기화되면 탱크내 압력이 치솟을 테니 탱크 압력을 줄이는 장치도 필수가 된다. 특히 액화수소는 다루기가 무지 어렵다. 수소입자의 크기가 너무 작아 주위 금속 안으로 쓰며들어 금속과 결합하여 탱크내 압력을 증가시키기도 하고 아주 미세한 틈새만 있어도 비집고 새어 나오기도 한다. 액화온도도 가장 낮아 용접 기술뿐만 아니라 탱크의 재료에도 특별히 강한 소재를 써야 하는 등 가장 까다로운 연료다. 그런데 이런 까다로운 수소를 왜 굳이 로켓 연료로 쓰고자 하는 걸까?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수소는 지구에서 가장 쉽게 얻을 수 있는 원소로 그 매장량이 거의 무제한에 가깝다. 물을 전기분해하기만 해도 수소는 쉽게 얻을 수 있다. 또한 연소 후에 오염물질이 없는 청정 에너지원이라는 것이다. 연소 후 기껏 나오는 것이 물이니 이만큼 깨끗한 연료가 없다. 마지막으로 까다롭다는 여러 기술적 문제도 과학기술의 발달로 점차 극복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과 일본이 특히 액화수소를 로켓 연료로 애용하고 있다. 액화메탄은 일론머스크가 스페이스X의 화성이주계획에서 밝혀 유명해졌는데 화성에 많이 존재하는 원소들을 사용하여 메탄가스를 만들고 이를 액화하여 로켓연료로 쓰겠다는 계획이다. 그래서 그는 화성에서 직접 생산할 수 있는 로켓 연료로 액화메탄을 추천했는데 이를 사용하는 랩터 엔진을 개발하여 연소시험을 하기도 했다.


그러면 로켓연료와 자동차 연료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자동차든 로켓이든 추진 에너지는 연료가 산소와 만나 연소되는 과정에서 얻어진다. 둘 다 비슷한 원리로 에너지를 얻는 듯 하지만 완전히 다른 차이가 존재한다. 자동차는 연료를 태울 때 산소가 섞인 일반 공기를 사용하나 로켓은 오로지 산화제로 산소만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지구 중력장을 벗어 나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한 법인데 산소만으로 된 액화산소를 산화제로 쓰는 로켓은 일반 공기를 산화제로 쓰는 자동차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한 추진력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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