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달에 첫 발을 디딘지 어언 반세기가 다되어 간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달에 사람을 보낸 국가는 미국이 유일하다. 무인 탐사선일망정 달에 탐사선을 착륙시킨 나라도 미국, 러시아, 중국 3개국에 불과하다. 달에 가는 것이 그만큼 어려운 일이라는 반증이기도 하지만 왜 우리는 그토록 달에 가고 싶어 하는 걸까? 미지의 것에 대한 호기심과 상상력이 인간의 본능 중 하나라고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가 있을 것 같다.


달에 착륙한 인류


얼마 전에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달 유인탐사를 재개하는 행정지침에 서명을 했다는 뉴스가 떴는데 이는 그동안 유인탐사가 답보상태에 있었다는 얘기다. 막대한 예산과 인력과 첨단기술이 총동원되어도 실패 사례도 잦은 우주계획이다 보니 계획을 적극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에 여론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다. 우주계발을 왜 해야하는가의 당위성 문제는 굳이 '다행성 문명의 인류로 진출하기 위하여'라는 일론 머스크의 비전같은 것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는 것은 인류 문명의 진화 방식이었다. 지구가 우주의 아주 작은 한 부분임을 간파한 인류가 우주로 진출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달에 인간을 보내고 우주정거장을 설치하는 일 등은 인류가 우주를 향한 원대한 꿈의 교두보를 만드는 일일 것이다.


달에 우주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것이 인류의 선결과제이긴 하지만 인류가 달에 안전하게 착륙하기까지는 실로 지난한 정보수집과 시뮬레이션 훈련을 거쳐 실제로 도전하는 과정에 수많은 실패도 겪으며 이룩한 성취였다. 처음 달을 향한 우주계획에서는 달의 어떤 지점에 정확히 충돌하는 게 목표였다. 이 목표를 달성하자 탐사선을 일정한 지점에 정확하게 안착시키는 것으로 목표를 설정하자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초속 1600m로 달 궤도를 돌고 있는 탐사선이 정확한 위치에 안전하게 착륙한다는 것과 그냥 충돌하는 것과는 엄청난 기술적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럼 우선 인류가 어떤 기술과 방법을 사용하여 달에 갈 수 있었는지 그 과정을 한번 따라가 보자. 


인류 첨단기술의 집약체 탐사선


우주정거장처럼 지구궤도를 도는 인공위성과 달까지 날아가서 달에 착륙하는 탐사선과는 근분적으로 구조가 다르다. 보통 인공위성이 고도 2만km 상공의 지구궤도를 도는 데 반해 달까지 38만4천km를 비행하여 달에 착륙해야 하는 탐사선은 별도의 추진시스템이 필요하다. 인공위성과는 달리 지구권을 벗어나 다른 행성인 달까지 우주항해를 해야하는 만큼 자체추진력이 있어야 방향과 속도의 컨트롤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므로 달 탐사선은 지구궤도에서 운행하는 인공위성과는 달리 탐사선의 전반 이상의 무게가 연료로 채워진다. 달 탐사선은 하루에 수만km의 속도로 비행해도 달에 도착하기까지는 적어도 몇 일이 걸릴 것이고 착륙시 속도를 줄이기 위해 역추진도 해야 하는 등 연료소비가 많다. 그래서 심하면 탐사선 전체 중량의 70%를 연료가 차지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계 중량이 있기 때문에 연료가 많이 필요하다고 탐사선의 크기를 키울 수도 없는 노릇이다. 크기 축소를 위해 시스템 집적화와 가벼운 소재를 사용하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지구궤도를 벗어나도 달 탐사선을 정확하게 달까지 보내고 달궤도로 진입시키기 위해서는 지구궤도, 지구와 달 전이궤도, 달궤도 진입 등 몇 단계의 난해한 궤도진입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때 속도나 방향 혹은 각도가 조금만 어긋나도 탐사선은 달을 벗어나거나 달과 충돌할 위험에 처하게 된다. 이런 과정에 탐사선의 정확한 위치 파악은 필수인데 지구와 가까운 곳이면 GPS를 쓰면 되나 통신위성이 있는 고도 2만km를 벗어나면 GPS는 무용지물이 된다. 대신에 심우주 통신망(DSN, Deep Space Network)를 이용하여 지상국에서 무선전파를 쏘아 보내고 이것이 탐사선으로부터 반사되어 오는 시간을 계측하여 탐사선의 위치를 산출해 낸다. 


그런데 이 모든 기술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경험이다. 달 궤도에 진입하고 달 착륙을 하는 과정에서 미국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성공을 일궈냈다. 그래서 축적된 경험이 있다. 지난한 우주개척에 있어 경험의 가치를 돋보이게 한 사례가 있다. 인도에서 화성 탐사선을 화성궤도에 진입시키는 과정에 NASA와 공동작업을 한 적이 있다. 양 측은 각각 탐사선으로부터 궤적 데이터를 받아 화성궤도 진입 시간을 계산했는데 양측의 수치가 각각 다르게 나왔다. 결국 경험의 가치를 존중한 인도 측에서 NASA의 계산 값을 받아들여 프로젝트를 성공시켰다. 미국은 달 탐사선을 비롯해 화성 탐사선까지 여러 번 성공시킨 경험이 있었지만 인도는 처음 시도했던 터이다. 그만큼 우주개발 프로젝트 같은 위험도 높은 미지의 분야 개척은 경험의 가치는 막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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